고향에 온 지 6박 7일이 지났고 내일이면 서울에 돌아가 밀린 잡무를 서둘러 처리해야 한다. 뭐랄까 잠깐 놀았는데 도낏자루가 썩은 듯, 아리송하고 당혹스러운 기분이다.
큰아버지가 돌아가시기 몇 해 전부터 명절 손님을 대폭 줄여 올해도 6촌 이내의 가까운 친지들만 모여 명절을 쇠었다. 음식도 적게 해서 좋고 평소 친한 사람들끼리라 어색하지 않아서 좋고 설거지감 줄어들어서 좋고 대체로 다 좋았다. 소소한 것들이조금 짜증스럽지만.
아래는 소소한 짜증 두 가지.
차례 지낼 때 절하는 순서 말인데, 또 숙부님 한 분이 당신 손자(남)를 손자들 중 가장 먼저 들여보내려고 하시더라. 그걸 보고 사촌오빠가 남녀 구분없이 나이 순으로 간다며 걔 누나들부터 들여보냈다.이런 것조차 최고항렬 가부장의 권위에 기대야 한다는 게 좀 씁쓸하고.
내 조부모와 백부 앞에 드릴 차례상이라 나도 기쁘게 음식을 하긴 하는데(ㅋㅋㅋ전 다 태웠다), 손 하나 까딱 않고 커피까지 받아 마신 사람 입에서 정성이 중요하다 운운하는 소리 나오는 거 좀 가당찮다고. 심지어 명절준비에 동원되는 사람 다수는 남의 집 딸들이잖아. 예의좀요.
아래는 서러웠던 거 하나.
오랜만에 만나 보니 잘났건 못났건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독립적인 어른으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더라. 나만 잉여. 나만 부모 등골 쪽쪽 빨아먹고 있음.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되는데 하나는 돈을 모아 제 가게의 오너가 되었고 하나는 벌써 3년차 레지던트가 되었고 하나는 거대 회계법인의 회계사가 되어있었다. 요새 돈 잘 번다고 신나가지고 꼬꼬마 조카들한테 용돈을 주고 싶어하던데 옆에 있는 밥벌레가 마음이 상할까봐 안보는 새 작은방에서 몰래 문화상품권 뿌렸더라. (...) ... 야 내 눈치 안 봐도 돼. 내가 못났고 네가 잘났는데 왜 잘난 쪽이 안절부절못하심. 아 나도 조카들 선물 펑펑 주는 멋진 고모이고 싶다. 하느님, 나는 왜 이렇게 무능한가요;ㅅ;
그거 빼곤 대체로 좋았다. 6박 7일동안 겨울잠 자고 미모가 반쯤 회복되었다. 조카놈이 내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'고모 나랑 살자'고 하고 막ㅋㅋㅋㅋㅋ집에 갈 때 되니까 가지 말라고 떼쓰고ㅋㅋㅋㅋ아 요 귀염둥이를 어쩌면 좋누ㅋㅋㅋㅋ 내 고모는 내가 고모를 닮아서 예쁘다면서 호들갑ㅋㅋㅋㅋㅋㅋㅋ. 고모가 페이스북 자랑하면서 친구 맺자고 하시길래 나 계정 없다고 뻥치고 황급히 화장실에 들어가 고모와 동명이인인 사람들 계정까지 전부 차단. 고모 미안. 페북에 써 놓은 헛소리가 아빠 귀에 들어가면 곤란해서요;;
사실 내가 고모 페북을 차단한 가장 큰 이유는 거기에 주기적으로 "담배 피우고 싶다"는 뻘소리를 뱉어놓기 때문인데, 어제 아빠가 담배 있으면 내놓으라고 하셨다. 나 막 '헉 소지품 검문인가' 이러면서 딱 잡아뗐는데 아빠가 "그러지 말고 하나만 나눠달라고"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랬다 저랬다 하지 말고 하나만 해요. 비난하든지 용인하든지 하나만 하란 말이긔!
음, 고양이 보고싶다. 동생이랑 고양이랑 싸우지 않고 잘 지내고 있어야 할 텐데.
큰아버지가 돌아가시기 몇 해 전부터 명절 손님을 대폭 줄여 올해도 6촌 이내의 가까운 친지들만 모여 명절을 쇠었다. 음식도 적게 해서 좋고 평소 친한 사람들끼리라 어색하지 않아서 좋고 설거지감 줄어들어서 좋고 대체로 다 좋았다. 소소한 것들이조금 짜증스럽지만.
아래는 소소한 짜증 두 가지.
차례 지낼 때 절하는 순서 말인데, 또 숙부님 한 분이 당신 손자(남)를 손자들 중 가장 먼저 들여보내려고 하시더라. 그걸 보고 사촌오빠가 남녀 구분없이 나이 순으로 간다며 걔 누나들부터 들여보냈다.이런 것조차 최고항렬 가부장의 권위에 기대야 한다는 게 좀 씁쓸하고.
내 조부모와 백부 앞에 드릴 차례상이라 나도 기쁘게 음식을 하긴 하는데(ㅋㅋㅋ전 다 태웠다), 손 하나 까딱 않고 커피까지 받아 마신 사람 입에서 정성이 중요하다 운운하는 소리 나오는 거 좀 가당찮다고. 심지어 명절준비에 동원되는 사람 다수는 남의 집 딸들이잖아. 예의좀요.
아래는 서러웠던 거 하나.
오랜만에 만나 보니 잘났건 못났건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독립적인 어른으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더라. 나만 잉여. 나만 부모 등골 쪽쪽 빨아먹고 있음.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되는데 하나는 돈을 모아 제 가게의 오너가 되었고 하나는 벌써 3년차 레지던트가 되었고 하나는 거대 회계법인의 회계사가 되어있었다. 요새 돈 잘 번다고 신나가지고 꼬꼬마 조카들한테 용돈을 주고 싶어하던데 옆에 있는 밥벌레가 마음이 상할까봐 안보는 새 작은방에서 몰래 문화상품권 뿌렸더라. (...) ... 야 내 눈치 안 봐도 돼. 내가 못났고 네가 잘났는데 왜 잘난 쪽이 안절부절못하심. 아 나도 조카들 선물 펑펑 주는 멋진 고모이고 싶다. 하느님, 나는 왜 이렇게 무능한가요;ㅅ;
그거 빼곤 대체로 좋았다. 6박 7일동안 겨울잠 자고 미모가 반쯤 회복되었다. 조카놈이 내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'고모 나랑 살자'고 하고 막ㅋㅋㅋㅋㅋ집에 갈 때 되니까 가지 말라고 떼쓰고ㅋㅋㅋㅋ아 요 귀염둥이를 어쩌면 좋누ㅋㅋㅋㅋ 내 고모는 내가 고모를 닮아서 예쁘다면서 호들갑ㅋㅋㅋㅋㅋㅋㅋ. 고모가 페이스북 자랑하면서 친구 맺자고 하시길래 나 계정 없다고 뻥치고 황급히 화장실에 들어가 고모와 동명이인인 사람들 계정까지 전부 차단. 고모 미안. 페북에 써 놓은 헛소리가 아빠 귀에 들어가면 곤란해서요;;
사실 내가 고모 페북을 차단한 가장 큰 이유는 거기에 주기적으로 "담배 피우고 싶다"는 뻘소리를 뱉어놓기 때문인데, 어제 아빠가 담배 있으면 내놓으라고 하셨다. 나 막 '헉 소지품 검문인가' 이러면서 딱 잡아뗐는데 아빠가 "그러지 말고 하나만 나눠달라고"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랬다 저랬다 하지 말고 하나만 해요. 비난하든지 용인하든지 하나만 하란 말이긔!
음, 고양이 보고싶다. 동생이랑 고양이랑 싸우지 않고 잘 지내고 있어야 할 텐데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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